"연희정음
건축과 문화가 머무는 집"
머무는 사람들이 소통하고 대화하며 다채로운 영감을 나누는 복합문화공간
연희동 장석웅 주택,
복원 끝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김중업의 만년 작업
‘연희정음’으로 다시 숨 쉬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3. 한때 카페와 주점으로 쓰이며 주택 본래의 얼굴을 잃었던 붉은 벽돌 건물이 다시 깨어났습니다. 1984년 김중업이 설계한 ‘장석웅 주택(건축주 이름은 장석웅이지만, 그는 김중업의 제자가 아니라 동명인임)’이 40여 년의 세월을 건너 2025년 ‘연희정음(正音)’이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엽니다. 한국 근대건축을 대표하는 한 건축가의 말년 작업이자, 한 시대의 기억을 품은 이 주택은 오랜 훼손과 변형을 딛고 건축적 원형을 되찾는 복원의 여정을 통해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연희정음’이라는 이름에는 김중업의 조형 리듬과 동네의 문화적 울림을 함께 담고자 하는 의지가 스며 있습니다. 조용한 주거지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역의 활기를 품을 수 있도록, 지하에는 카페·편집숍·디자인 스튜디오가 들어서고 원형 라운지는 동네 사랑방으로 기능합니다. 1·2층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을 거르는 문화복합 공간으로, 3층은 전시·세미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라이브홀로 꾸며졌습니다.



훼손에서 복원으로,
장인의 손길이 되살린 구조
시간은 이 집에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약 30년간의 주택 용도 이후 2010년대를 거치며 지하 일부 증축 및 1~3층이 카페 등 상업용으로 전용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붉은 벽돌과 삼각 전타일이 손상되고, 특유의 원형 디테일은 새로운 마감재 아래 묻혔으며, 일부 무단 증축으로 위반건축물로 표기되기도 했습니다.
2024년, 새로운 건축주인 쿠움은 "가능한 한 김중업의 언어를 되살린다"는 원칙으로 증축 및 보수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외피 복원은 장인적 수작업이었습니다. 손상이 커 동일 제품 수급이 어려운 삼각 전타일 지붕과 입면 벽돌을 위해, 기존 온장 전벽돌을 절단해 삼각 모듈로 재가공하고 약 6,000장의 전벽돌을 새로 쌓았습니다. 동일 톤·질감의 벽돌을 구하기 어려운 부분은 지하 재료나 후면 벽돌을 전면으로 옮겨 당시와 최대한 유사한 표정을 복원했습니다.
내부 복원에서는 1층 스테인드글라스와 원형 계단은 원위치와 형상을 유지해 수리했습니다. 3층 반원형 적삼목 천장은 전면 해체 후 방수·단열·흡음 성능을 보강해 동일 수종으로 재시공했습니다. 창호 역시 1층 기존 창을 샘플 삼아 원형을 기준으로 재제작 했습니다. 더불어, 지하에는 김중업이 즐겨 사용하던 '원'의 모티프를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하는 원형 중정을 새로 두어 지역 커뮤니티 룸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연희정음, 소통과 영감의 공간
과거의 조형을 복원하면서도
오늘의 문화가 머무는 집
‘연희정음’이라는 이름에는 김중업의 조형 리듬과 동네의 문화적 울림을 함께 담고자 하는 의지가 스며 있습니다. 조용한 주거지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역의 활기를 품을 수 있도록, 지하에는 카페·편집숍·디자인 스튜디오가 들어서고 원형 라운지는 동네 사랑방으로 기능합니다. 1·2층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을 거르는 문화복합 공간으로, 3층은 전시·세미나·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라이브홀로 꾸며졌습니다.
‘연희정음’은 김중업이 꿈꾼 ‘삶을 위한 건축’을 현실 속에서 다시 실현하는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단순한 건물의 복원이 아닌, 잊힌 장소의 기억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리는 문화적 행위로, 건축이 지역과 예술, 공동체를 다시 잇는 플랫폼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한때 흐릿해졌던 연희동 한 모퉁이 건물이 다시 동네의 중심으로 호흡하고, 건축은 다시 사람들의 언어가 되어 갑니다.